텔레그램 블록체인 개발사 TOP, 시리즈A 투자 유치···기업가치 1조원 달성

포춘지에 따르면 텔레그램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TON(The Open Network)의 주요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인 '더 오픈 플랫폼(TOP)'이 시리즈A 투자에서 2850만 달러(약 382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억 달러(약 1조 3400억 원)를 돌파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핀테크 전문 벤처캐피털 리빗 캐피탈(Ribbit Capital)이 주도했으며, 암호화폐 분야 선두 투자사 팬테라 캐피탈(Pantera Capital)도 참여했다. 투자 대가로 회사 지분 5%가 이전됐으며, 이 과정에서 암호화폐는 할당되지 않았다.

TOP 창립자 겸 CEO 앤드류 로고조프(Andrew Rogozov)는 현재까지 총 70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텔레그램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TON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활동 중인 TOP은 텔레그램 공식 지갑 '텔레그램 월렛'의 개발팀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자금을 바탕으로 회사는 러시아와 아시아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되던 이 지갑을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시킬 계획이다.

로고조프 CEO는 특히 글로벌 시장 진출 과정에서 규정 준수(compliance) 및 운영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며, 이번 투자가 해당 분야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투자는 지리적 확장뿐 아니라 TON 기반 블록체인 게임과 AI 프로젝트 개발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회사의 장기 비전은 TON 위에서 운영되는 포괄적인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투자사 측은 텔레그램의 전 세계 10억 이상의 사용자 기반을 거대한 기회로 평가했다. 팬테라 캐피탈의 라이언 바니(Ryan Barney) 파트너는 "10억 인구에 도달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과 금융 상품을 지원할 기회가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텔레그램은 2018년 TON 프로젝트를 위해 17억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판매한 바 있으나, 2020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 이후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했다. SEC와의 합의 과정에서 텔레그램은 투자자들에게 12억 달러를 반환하고 1850만 달러의 벌금을 냈다. 이후 텔레그램은 공식적으로 프로젝트에서 거리를 둔 것으로 보였으나, 기술 개발은 백그라운드에서 지속됐다. 2023년 텔레그램은 TON의 새 버전을 공식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발표했으며, 같은 해 TOP사가 아랍에미리트(아부다비)에 정식 설립됐다.

※ 본 내용은 투자 권유가 아님